이 멋들어진 곳을 옥상식당이라 부르려니... -_-;; 뭔가 고급진 표현을 써야 마땅하겠지만 그냥 옥상에 식당이 있으니까 옥상식당인게지...
반얀트리호텔은 싸톤 거리에 있는데, 태사랑 방콕지도를 비롯해서 웬만한 가이드북에는 다 표시가 되어있고 구글맵 또는 호텔 예약사이트 등을 참고해보면 금방 위치가 파악이 된다.
여기까지 가는 방법은 택시를 타고 “롱램 반얀트리, 타논 싸톤” 이라고 외치거나, 지하철 룸피니역에서 내려서 싸톤 거리로 잘 진입해서 방향을 제대로 잡고(?) 한 15~20분정도 걸으면 이르게 된다. 위치설명이 이렇게 무성의해서야...
이곳을 처음 갔던 때는 지금으로부터 거의 십년도 더 전인데, 그 당시에 방콕교민이었던 지인분이 “거기 가서 하늘을 올려다보면 세상시름을 잊을 수가 있어요.” 하면서 우리와 같이 같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 모두 30대 초반이었던 우리들은 나란히 기대서서 밤하늘을 올려다봤었는데 정말 시름이 날아갔는지 어쨌는지는 기억이 나지않지만... 하여튼 그러한 아찔한 스카이라운지 문화를 전혀 접해보지 않았던 내게, 꽤나 생경하고 강렬한 느낌으로 남아있는곳이었다.
반얀트리 호텔에 들어서서 문바를 외치면 이미 이런 여행자들에게 매일 수십번을 안내한 직원들이 친절히 방향을 안내해주는데 59층까지 엘리베이터로 올라간 다음, 좁은 계단을 통해 몇 층 더 올라가야 바로 이 63층에 있는 옥상식당이 짠하고 나온다.
이 스카이라운지는 버티고VERTIGO라는 식당과 문바MOON BAR라는 바로 나뉘어져있는데 아무래도 음료수 한잔 시켜서 이 아찔한 장소의 감흥을 누릴 수 있는 문바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하고, 식사를 하려면 아주 가볍게 1인당 파스타에 음료수 한잔만 먹어도 얼추 1,000밧정도는 드는, 스테이크가 포함된 세미코스요리를 먹으려면 기천밧이 드는 버티고 식당에는 사람들이 그다지 없다.
사실 이곳의 전경을 완전히 느끼려면 조금이라도 높은 바에 걸터 앉는 게 좋긴한데 일행이 많다면 테이블에 앉는 수 밖에... 대부분의 음료수와 무알콜 칵테일(일명 목테일)이 300밧정도이고 여기 부가세와 서비스차지가 더해지면 두 사람이 기분내는 데 최하 700밧정도는 드는곳이다.
뭔가 고급진 분위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곳인데다가, 이런류의 스카이라운지가 늘 그러하듯 사람들로 넘실대는 분주한 분위기때문에... 사실 나는 편치 않은 느낌도 든다.
나는 강변에 맨발로 다리를 쭉 피고앉아 두유한잔 들이키면서 강물과 접점을 이루는 석양을 볼 때 세상시름이 사라지는 스타일이라 그런지, 왠지 여기서는 스트레스가 더 쌓이는 느낌...
게다가 방콕의 지독한 공기는 위치의 아찔함이 무색하게도, 기대했던 만큼의 청명한 전경을 선사해주지 못했다.
그러나... 햇살이 남아있을때는 뿌옇기만 하던 모습이, 완전히 어두워진후에는 격하게 바뀌었는데... 까만 융단에 스왈롭스키를 뿌려놓은 것 같은 방콕의 야경은... 정말이지 이 높다란 라운지가 꽤나 멋들어진 곳임을 증명하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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