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숨이 트이는 여행의 감각
여행을 해왔다. 꾸준히, 주기적으로. 내 힘으로 돈을 벌기 시작하고부턴 꽤 빈번하게 나다녔다. 취미가 여행이라고 적는 건 너무 뻔하지만 정말로 취미라고 부를 만한 건 여행밖에 없었던 것 같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금방 다시 그리워지고 마는, 원하는 만큼 하지 못하면 어딘가 답답하고 좀이 쑤시는, 그 순간을 기다리며 지루한 매일을 버티게 하는 취미는 그것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일상을 환기하고 다시 훅 에너지를 불어넣는 유일무이한 방법. 일본에서 제주로, 강릉으로, 다시 제주로, 가끔은 좀 더 멀리 스페인으로, 그러다 부산으로, 다시 일본으로, 제주는 여러 번 갔고, 태국이나 싱가포르로도, 마지막으로 작년 말의 포르투갈까지. 너무 좋으니까 왜 그게 그렇게 좋은지 딱히 자문해본 적도 없다. 사시사철 갈 만한 ..
2020. 1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