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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 [발리] 13.해변에 왔다면 이 정도 뷰는 즐겨야지~~ 럭키 파라다이스

by KimPro79 2020. 8. 20.

비라 방갈로에서 이틀을 묵고나니 숙소를 옮기고 싶은 맘이 강렬해졌다.

이 숙소가 나쁜건 아니었다. 에어컨도 잘 나오고 스텝들도 친절하고 1박 250,000루피란 가격도 뭐 나름 합당한곳이였는데...

내 생각에 이 해변까지 힘들게 왔으면 숙소에서 뭔가 내륙숙소와는 다른 그 무엇을 즐겨야만 한다는 욕심이 생겨서였다. 그것은 바로 뷰~~

 

- 해변에 왔는데 방에서 보이는 전경이 우붓에서보다 못하다니... 여기까지 힘들게 온 보람이 없도다!!!

= 그래서 방 옮기고 싶은거야? 어디로 가게

- 그건 모르겠는데... 일단 밥을 먹고 탐색하러 나가자. 찾아보다가 없으면 그냥 여기서 더 죽치게 되는거고... 하나 얻어걸리면 좋은거지.

 

우리는 숙소에서 차려주는 아침을 먹기위해서 식당으로 나갔는데 자리에 앉자마자 왠 낮선 사내가 우리에게 온다.

- 어제 오토바이 빌렸지? 그거 내 오토바이야

= 아 그래? 어제 아침에 빌려서 어제 저녁에 반납했지. 바로 이 앞에 서있잖아.

- 아..그건 그렇고 오토바이에 문제 생겼어. 따라와

= 아니. 이게 무슨일이야...-_-;;

 

어제 숙소에서 빌린 오토바이의 주인인 이 사내가 말하길 오토바이의 뒷바퀴 바람이 빠졌다는거다. 손으로 꾹꾹 눌러보니 정말 바람이 빠져있긴하다. 근데 어제 우리는 아무런 문제없이 잘 타고 다녔고 별 문제없이 반납을 했건만... 오늘 아침이 되서 이게 뭔소리이지... -_-;;

뭐 오토바이 바퀴 바람 빠지는거야 수리점가서 간단하게 손보면 되는거니까 크게 생각안했는데, 이 아저씨 왈... 수리비로 3만루피 달랜다.(이때 환율로 2,700원 75밧정도)

그가 요구한 돈이야 푼돈중의 푼돈이지만 이 상황이 부당하고 짜증이 난다.

이런류의 타이어 공기빠짐을 우리도 직접 수리해본적이 있어서 아는데 3만루피를 달라니...

 

여행중에 작은돈으로 현지인과 분쟁이 나는 사람들을 가끔 보게되는데, 그 상황에서 여행자들이 왜 그렇게 하는지 그 심경을 나는 좀 이해가 가기도한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부당하다고 느껴지는 그 지점에서 돈의 무게와는 상관없이 신경이 자극되버리는것...

하지만... 이런일로 말을 길게 끌어봤자 소중한 내 여행만 성가셔질 뿐이니까, 좀 짜증나더라도 그까이꺼 돈을 주고 빨리 마무리짓는게 훨 낫다. 그래서 우리가 오토바이를 빌린 요금은 일일 렌트요금 6만에 수리비 3만 이렇게 9만이 들었다. 헐헐.

 

상황이 이러다보니 차려준 식사를 쓴 입맛으로 먹고 길바닥으로 나서서 꼭 새숙소로 옮겨야 되겠단 맘이 더욱 들었다. 그리고는 길 하나를 폴짝 건너뛰어 해변가 모래사장 쪽으로 나갔다.

이른바 이름도 낭만적인 씨뷰인 숙소들...

첫번째 방이 없단다. 두번째 역시도 풀이였다.

에라 모르겠다 싶어서 세번째 물어본 숙소가 ‘럭키 파라다이스’였다.

우리가 정문으로 비실비실 들어서니 2층에서 청소를 하고 있는 아주머니가 방 찾으러 왔소? 하고 묻는다.

마침 그녀가 청소하고 있던 방은 5번방... 그러니까 이 숙소에서 제일 전망이 좋은 2층방이었는데... 요금이 자그마치 45만루피!! 이게 뭐야...

35만루피라면 묵을수 있다고 했더니 자기 보스한테 전화해 상의를 해보는 모션을 취한후...

35만에 낙찰이 되었다.

 

이 방에서는 전면에 바다가 옆으론 아궁산이 보이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풍경이었는데...

아아~ 욕실에서 좀 냄새가 올라오고 에어컨이 영 시원찮아서 더위에 시달릴지라도...

“이 정도 뷰라면 다른건 어떻든 좋아~”라는 마음이 되어버렸다.

 

숙소에서 바다 전망이 보이는곳을 몇군데 묵어봤었는데, 이렇게 창과 바다가 깔끔하게 직선을 이루고 있는곳은 없었다. 뭔가가 끼어들기 마련이지... 그게 산이 되었든 나무가 되었든 도로나 다른 건물이 되었든 말이다. 그런데 이곳의 전경은 자로 잰듯이다. 마치 인위적으로 걸어놓은 해변가 그림처럼 말이다.

 

쯔메룩해변은 길 양쪽으로 숙소와 식당이 빽빽하고 들어차 있어서 우리의 새로운 숙소 역시 바로 옆에 숙소들과 담을 나란히 하고 있었다.

바다를 등지고 바라봤을때 우리 숙소옆의 ‘탐분 사리’라는 숙소도 지은지 얼마 안되 보이는 반질반질함이 있는 곳이었는데 이곳에는 젊은 일본인 커플이 묵고 있었다.

높은 곳에서 보이는 뷰는 없지만 이 숙소는 문 하나만 열면 그냥 바닷가로 직행할수 있는게 장점...

그리고 우리 숙소 바로 옆집은 ‘발리 릴렉스 홈스테이’였던가... 하여튼 그런 이름의 숙소였는데 이곳도 시설은 좋아보였다. 전경 보다는 시설이 좀더 중요한 여행자라면 이러한 곳도 좋은 둥지가 될듯...

 

하여튼 청소 아주머니랑 요금을 1박 35만에 합의한 후 우리는 당장 숙소로 돌아가 재빨리 짐을 싸서 옮겨왔다. 일단 맘이 떠버리면 이전에 있던 곳에서는 빨리 빠져나오는게 기분이 상큼해진다 말이지... ^^

 

우리는 이 멋드러진 전경의 숙소에서 평소계획보다 긴 3박이나 하게되었다.

작은 풀장도 있고 방에는 TV와 욕조도 있고 아침식사도 포함이다.

사실 에어컨의 성능이 비실비실한데다가 천정이 쓸모없이 높아서 에어컨의 냉기가 채울 공간만 무지막지하게 늘어나는건 좀 단점이긴했다.

하지만 방안 침대에 누워서 어슴프레 잠에서 깨어나는 동시에, 새벽녁 푸른 바다위가 밝아오는 전경을 바라 볼수 있는 것... 딱히 뭔가를 하지 않아도 창문 너머로 바다와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즐거웠던 시간들... 그리고 아주 깊은 밤, 나도 모르게 잠에서 문뜩 깨어 눈을 살포시 떴을때 창문 너머 온통 까만 하늘, 그리고 까만 하늘에 크고 작은 별들이 반짝거리며 아름답게 빛나던 그 찰나는 이런 저런 단점들을 다 상쇄할만큼 멋진 시간들이었다.

 

 

 

 


 럭키 파라다이스의 가장 전망 좋은 5호실




 
















 2층에 있는 저 방이다.



 

숙소 앞 바닷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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