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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 [발리] 12.아멧 침몰선 스노클링 포인트 돌아보기

by KimPro79 2020. 8. 20.

해외에서 오토바이를 빌려타는건 그다지 권할만한 일이라곤 볼 수 없지만, 이렇게 교통인프라가 한정된 곳에서는 사실 어쩔도리가 없었다.

우리가 둥지를 튼 쯔멜룩 해변도 해변 길이가 꽤나 긴곳이어서 해변 양쪽을 왔다갔다하려면 상당히 걸어야만했고, 근처의 이름난 스노클링 포인트로 가려면 자가운전수단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던거다. 단순히 거리상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좁은도로를 양방향에서 차와 오토바이가 거칠게 다니는 바람에 도보에 적합하지 않은것도 문제가 된다. 걸어다니면서 거칠게 다가오는 차량을 신경쓰다보니 약간 쭈그리처럼 다녀야하는것도 모양이 빠지는 일이었다.

아~ 물론 꼭 오토바이가 아니더라도 차를 대절 할 수는 있는거라서 예산을 넉넉히 쓸맘만 있다면 그렇게 편안하게 다녀봐도 좋은거고...^^

 

우리는 숙소에서 아침을 먹으면서 스텝에게 오토바이를 빌릴수있냐고 물어봤는데 대답은 당연히 된다 였다. 그래서 하루 6만루피(한화로 약 5천원 150밧) 정도의 돈으로 쉽게 얻어탈수있었다. 이 동네는 태국과는 달리 여권이나 보증금을 걸거나 하지도 않고 그냥 키를 내어주는구먼... 일단 방으로 들어와서 오늘의 루트를 생각하며 내가 말했다.

 

- 오토바이도 빌렸겠다 이제 어디로 가지?

= 아멧 들어올때 봤던 그 계단식 논 생각나지? 일단은 거기로 가자

- 그리고 ?

= 그런 다음에는... 투람벤 동네에 미국배 침몰한 스노클링 포인트가 있다니까 거기로 가면 되지.

 

비닐봉지에다가 싸롱, 선블록, 수건 그외 잡다한것에다가 오리발까지 쑤셔놓고는 오토바이 걸이대에 조심스럽게 걸고는 출바알~~

 

일단 우리는 오토바이를 몰고 출릭방향의 대로변으로 나가 티르타강가 쪽으로 달려가봤다.

티르타강가에서 베모를 타고 올때 창밖으로 보이던 계단식논의 전경을 다시 한번 자세히 보고 싶어서 힘들여 가봤는데 어째 두번째로 보는거라 그런지 감흥이 살짝은 덜하기도 하고, 가까이서 보니 왠지 땅바닥이 좀 건조해보이는 분위기가 있었다. 게다가 해는 땅바닥을 뜨겁게 달구고 있어서 뭐 이런 날씨에 논바닥을 푸석거리면서 걷는것도 넌센스인거 같고, 이럴때는 오토바이에 빨리 올라타서 원래 목적지로 가는게 상책이다.

 

 

 

큰 길이 있는 출릭으로 나가는 길. 멀리 아궁산이 보인다.




 티르타강가 방향으로 있는 계단식 논










 

 

 

 

툴람벤Tulamben은 우리의 숙소가 있는 아멧 쯔메룩에서 북쪽으로 15킬로정도 떨어져있는 해변마을인데 이 해변 바로 근처에 미국배가 침몰해있어서 다이버들과 스노클러들에게 인기가 좋은곳이었다.

 

가는길 자체는 그저 한 방향 도로라서 그렇게 어렵지 않았지만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운전습관이 내가 보기엔 좀 거친데다가 커다란 화물트럭도 다니고해서 약간은 조마조마한채로 도착한 툴람벤 해변...

이 포인트에서 가깝게 있는 호텔 뒤켠의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해놓고 몇발자국 옮겨서 해변으로 나와보니 벌써 다이버들로 온통 들썩들썩한 느낌이었다. 수트를 갖춰입고 장비 점검을 하면서 공기와 기계를 체크하는등 프로페셔널한 동작을 하는 그들 옆에서, 선블록을 등짝에다가 치덕치덕 바르면서 빨대를 끼고 스노클링할 준비를 하다보니 약간 기가 밀리는 느낌도 드는걸... ^^

 

배가 침몰해있다길래 해안가에서 한참을 더 들어가야 될거라고 지레 짐작했는데, 다녀온 요왕의 말에 의하면 배가 아주 해안 가까이에 있어서 스노클링으로도 손쉽게 볼수 있다고 했다.

나는 물에 젖은 채로 이동하는게 너무 귀찮아서 이 포인트에서는 스노클링은 안하고 해변에서 사람들 구경하고 다이버들이 옷 갈아입고 산소통 점검하고 하는 그런 분주한 일상을 구경하는걸로 해변을 즐겼는데, 해변이 하도 역동적이어서 그런가 그런 구경도 재미있었던 한때였다.

 

- 물 속 풍경은 어때?

= 물고기도 많고 그래...그런데 왠지 기분이 좀 그렇더라...

물속의 배를 보니까 세월호 생각이 갑자기 나기도 하고... 근데 저 물안속에 다이버들 엄청 바글바글하다.

- 여기서 보니까 물속에서 올라오는 다이버도 많고, 들어가려고 준비하는 사람들도 엄청 많더라구.

 

 

 리버티호 침몰포인트가 있는 툴람벤 해변










 

 

 

 

미국 수송선 리버티호는 1942년 2차대전당시 일본군 잠수함에 의해 발리 앞바다에서 침몰 되었다.

물속 사진은 구글을 참고

 

https://goo.gl/8MzFPG

 

 

 

 

 

스쿠버다이빙이라면야 배 가까이에 가서 샅샅이 보느라고 시간을 많이 할애하겠지만 요왕은 2번정도의 입수를 한 후 별 미련없이 털고 일어났고, 우리는 다시 오토바이를 몰고 아멧 우리숙소 근처의 식당으로 돌아와 약간 늦은 점심을 먹게 되었다.

일단 집에 들어가서 좀 쉬었다 나올까 아니면 다른곳으로 이동할까 하면 밥을 먹으면서 궁리했는데, 왠지 방에 들어가면 또 나올수 없을거 같은 느낌...^^ 그냥 푹 주저앉을것만 같단 말야.

 

그래서 일단 길바닥으로 나온김에 모든걸 다 해치우려고, 밥 먹자마자 쯔메룩해변에서 안쪽으로 한 8~9킬로는 더 들어가야 나온다는 일본배 침몰 포인트로 가기로했다.

 

그 스노클링 포인트를 가기 위해 아멧의 깊숙한 곳으로 향하면서 만나게되는 여러 해변의 모습들...

 

예전보다 훨씬 숙소가 많아지고 대형숙소도 생기고해서 이전의 시골깡촌과도 같았던 모습은 상당히 사라지고... 달리는 방향 왼쪽으로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는 수평선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쯔멜룩 해변




 부누딴 해변




 리빠 해변


 

 

 

 

 

쯔메룩해변에서 일본배가 침몰해있는 해안까지 오는길은 위아래로 굴곡이 나있고 커브도 꽤 되고 길이 좁기도 했다가 또 넓어지기도하고 여기에다가 공사구간도 있었다. 아악~ 복잡해

이런길을 8~9킬로 운전하는건, 아니 뒤에 실려가는 것도 사실 신경이 좀 쓰인단말이지... -_-;;

워낙 외진 마을이란 교통량이 많지는 않지만 몇몇 현지인들은 갑자기 역방향에서 나타나듯이 쌩쌩 달리고하야... 요왕도 나름 이 동남아바닥에서 오토바이를 꽤나 몰아봤지만, 왠지 이 구역의 길은 그다지 쉽지않았다고 했다.

나는 작은몸을 더욱 작게 말아서는 등을 최대한 구부렸고 마치 공벌레처럼 요왕의 등에 딱 붙어있었다. 이럴때는 다른거없이 천천히 달리는게 최고이다.

 

그나저나 배는 바닷속에 빠져있다는데 그 지점을 무슨수로 알고 찾아간담?

그건 바로 baliku dive 리조트부터 찾아가면 되지. 이 중급리조트앞의 주차장에 오토바이를 대놓고 해변으로 사뿐 이동하면 거기가 바로 포인트인데, 이곳은 투람벤과는 달리 다이버들이 그렇게 북적거리지는 않는구먼... 아니면 우리가 이곳을 방문한때가 오후여서 그런걸까?

 

나는 이곳에서도 스노클링을 하지는 않았다.

사실을 고백하자면... 물에 젖은 채로 이동하는게 귀찮다는 맘도 있었지만, 물속에 가라앉은 배를 보는게 공포스러운것도 그 한 이유였다. 그 수면 아래에 배의 형체가 보일때... 신기함보다는 왠지 가슴이 쪼여올것만 같은... 그런 기분이 들기도...

 

오늘 하루 이렇게 두 군데를 다녀오니 오늘의 에너지는 다 방전이 되어버린거 같다. 오토바이로 운전한 거리도 거의 60킬로는 되는거 같고...

그리하여 우리는 쯔메룩 해변 스노클링은 좀 미뤄두기고 하고 오늘의 여정을 마감했다.

여행을 하다보면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하고 빈둥대는 날도 있고, 등이 꼬부라질정도로 허덕거리며 진이 빠지는 날도 있는데, 오늘은 후자구먼요. -_-;;

 

 

 일본 어선 침몰지점이 있는 해변. 해변에서 겨우 20여미터 앞 지점이다. 










 

 

 

 

일본 어선 침몰지점 물속 사진은 구글 참고~

 

https://goo.gl/4iNzDK




 

두 포인트의 정확한 위치는 구글지도 참조

https://www.google.com/maps/d/edit?mid=zSsNfvFGvr-k.k_3mD9IlECbA&usp=sharing

 


 

 

돌아오는 길에 쯔멜룩 일몰 포인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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