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페더급 정찬성(32·코리안좀비 MMA)이 난적을 상대로 재도약에 나선다.
정찬성은 23일(한국시각)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 그린빌서 펼쳐지는 ‘UFC 파이트 나이트 154’ 메인이벤트에서 ‘랭킹 5위’ 헤나토 모이카노(29·브라질)와 페더급 매치를 치른다.
정찬성 상대가 모이카노로 잡힌 것은 예상 밖이다. 지난해 11월 '표범' 야이르 로드리게스(27·멕시코)에 종료 1초 남기고 역전 KO패 당한 상황이라 먼 길을 돌아갈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UFC 측은 패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잘 나가는 상위 랭커와의 매치를 잡아줬다.
정찬성은 세계 수준에서 통하는 웰라운드 파이터다. 김동현, 최두호 등 옥타곤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경쟁력을 보여준 다른 코리안 파이터와 비교해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압박형 그래플러 김동현, 카운터펀처 최두호와 달리 스탠딩, 그라운드 어느 쪽에서도 맞대결 가능하다.
패턴A가 무너져도 패턴B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는 능력도 갖췄다. 실전에서 더 힘을 발휘하는 싸움꾼 스타일이라 늘 무언가를 기대하게 한다.
정찬성은 만만치 않은 맷집과 근성을 앞세워 정면에서 치고받는 대결을 즐긴다. 이런 스타일 때문에 빠르게 스타 파이터로 발돋움했다. 강한 것을 맞아도 주눅 들지 않고 곧바로 갚을 수 있는 근성이 있다. 스텝이 좋은 선수는 아니다. 좀비라는 별명처럼 다소 흐느적거리면서(?) 전진 스텝을 밟으며 빈틈을 공략하고, 상대가 거칠게 나오면 맞불을 피하지 않는다.
문제는 상대가 그런 흐름에 휩쓸리지 않았을 때다. 이제껏 옥타곤서 정찬성이 거둔 승리의 공통점은 상대가 적극적으로 나왔을 때다.
트위스터(Twister)라는 희귀한 기술로 서브미션 승리를 거뒀던 레오나르도 가르시아(36·미국)와의 리밴지매치, 마크 호미닉(37·캐나다)전에서 터진 카운터펀치는 물론 더스틴 포이리에(30·미국)와의 명경기 역시 그렇게 만들어졌다. 병역 의무 이행 후 치른 복귀전에서 붙었던 데니스 버뮤데즈(33·미국) 역시 터프가이 스타일이었다.
이렇듯 정찬성은 적극적인 상대들과의 정면 충돌에서 매우 강했다. 반면 상대가 공격을 받아주지 않고 전략적으로 나올 때 종종 어려움을 겪었다. 뜻밖의 하이킥 악몽을 안긴 조지 루프는 장신에 원거리 싸움을 즐기는 파이터다. 정찬성이 붙어서 화끈하게 공격 버튼을 누를 기회를 제대로 주지 않았다.
직전 경기였던 로드리게스전 역시 결과적으로는 유리한 경기를 1초 만에 뒤집히고 말았지만 꽤 고전했다. 근소한 기량의 우위로 유효타를 더 기록하긴 했지만, 거리싸움을 하는 로드리게스의 방식은 매우 까다로웠다.
어깨부상 투혼이 돋보였던 전 챔피언 조제 알도(33·브라질)와의 타이틀전 역시 정찬성이 원하는 흐름으로 펼쳐지지 않았다. 알도는 신장은 크지 않지만 스텝과 움직임이 좋다. 폭군 스타일과 달리 공격을 아끼며 거리 싸움을 통해 정찬성을 힘들게 했다. 정찬성이 원하는 거리를 철저히 피했고, 난타전으로 끌려가지 않았다. 흐름을 잡아먹는 베테랑 특유의 노련미로 정찬성을 힘겹게 했다.
모이카노는 거리 싸움의 고수 중 하나다.
먼 거리에서 작은 타격으로 유효타 싸움을 위주로 한다. 그러다 빈틈이 보이면 서브미션 기술을 뽐내 거칠게 파고들기도 어렵다. 제레미 스티븐스, 켈빈 케이터, 컵 스완슨 등 거리싸움에 능하거나 상대 거리를 잡아내는데 능한 파이터들도 모이카노의 그러한 운영에 고배를 마셨다.
챔피언 타이틀전을 경험했던 브라이언 오르테가 역시 역전 서브미션이 터지기 전까지 고전했다. 경험 많은 알도만이 모이카노의 빈틈을 파고들어 정리했을 뿐이다.
더욱이 정찬성은 적지 않은 나이로 인해 예전보다 기동성이 떨어졌다. 현재의 파이팅 스타일로 일관하면 모이카노에게 유효타 세례를 받으며 답답한 경기를 펼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알도가 그랬듯 모이카노의 흐름을 끊고 빈틈을 파고들 전략이나 무기가 필요하다.
한편, 정찬성이 출전하는 메인카드 경기는 오전 8시 시작된다. 스포티비 온(SPOTV ON), 온라인 스포츠 플랫폼 스포티비 나우(SPOTV NOW) 독점 생중계.
댓글